러닝타임
123분(2시간 3분)
줄거리(스포일러 포함)
한여름의 아스팔트같이 거칠고 뜨거운 사랑이야기.
여자주인공 "그녀(전지현)"는 소위 상여자다.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본인의 갈길을 가는 당당한 신여성이다. 그런 그녀의 레이더에 포착된 남자주인공 "견우(차태현)." Welcome to hell이다(?). 지하철에서 우연히 마주친 두 청춘은 복잡한 거미줄같이 엮이게 된다. 스크린도어가 없던 시절의 지하철을 기다리던 술에 만취한 "그녀"는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한다. 이를 발견한 "견우"는 위험첨만 하게 지하철 선로로 떨어질 뻔한 "그녀"를 구해준다. 거기서부터 시작인 것일까. 열차를 탄 후, 비틀비틀 대며 노약자석 근처에 있던 "그녀"는 한 할아버지 승객의 머리 위에 뱃속의 내용물을 게워낸다. "견우"는 "그녀"의 구토물을 치우고, 사과를 하며 뒤처리를 수습한다. 이때 코미디 영화답게, 할아버지 승객의 머리가 가발인 것이 밝혀진다. "견우"가 구토에 젖은 가발을 정리하고 다시 할아버지의 머리 위에 얹어주는 장면은 영화의 관객들을 웃게 만든다.
구토를 치우고, 만취하여 몸을 제대로 못 가누는 "그녀"를 보살피느라 땀범벅에 기진맥진한 "견우". 결국, "그녀"를 데리고 인근 모텔로 향한다. "그녀"를 침대에 눕히고, 본인은 샤워만 하고 나오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견우"는 샤워 중 눈치 없이 울리는 "그녀"의 휴대폰을 샤워 중에 받는다. "견우"는 샤워를 하고 나온 뒤, 누군가 신고를 한 탓에 도착한 경찰들에게 현장체포된다. 그렇게 유치장에 가게 되는 억울한 "견우".
며칠뒤 "그녀"는 "견우"에게 전화를 걸어 나오라고 명령한다. 아이스크림집에서 커피를 마시라고 강요하더니, 그날의 일들을 설명하라고 한다. 사건들을 설명받은 그녀는 사과나 감사의 인사대신 계산도 안 하고, 2차로 술집으로 가자고 한다. "견우"는 술집에서도 선택권이 없다. "그녀"는 "견우"의 메뉴판을 뺏더니 골뱅이를 먹으라고 명령한다. 술은 다시 진탕 마시더니 취한 "그녀"는 얼마 전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졌다며 고백을 하더니 쓰러진다. "견우"는 만취한 "그녀"에게 숙취약을 챙겨주고, "그녀"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또다시 며칠뒤, "그녀"는 평범하게 학교 수업을 듣던 "견우"의 강의실에 대뜸 나타나서, 교수님에게 수술을 하러 가야 한다며 그를 빼돌린다. 그렇게 둘은 놀이공원으로 간다. "견우"는 자연스럽게 "그녀"와 어울리며 그녀의 꿈이 시나리오 작가라는 사실도 알게 된다. 이후, 이메일로 "그녀"는 "견우"에게 자신의 생일 이틀 전에 본인의 생일을 잊지 말라는 명령을 내린다.
착한 "견우"는 "그녀"를 위한 이벤트로 놀이공원을 대여하고, 폭죽까지 아주 만발의 준비를 한다. 이들에게 평범한 데이트는 불가한 것일까. 이들은 하필 놀이공원에 잠입한 탈영병과 마주치게 되고, 인질이 된다. 여자친구와의 이별에 탈영과 인질극을 벌이는 것이다. "그녀"는 당황하지 않고, 탈영병에게 이런 식으로는 이별한 여자친구와 재회할 수 없고, 아무 이득도 없을 것이라고 사실을 차근차근 설명한다. 설득이 된 탈영병은 "그녀"와 "견우"를 놓아준다. 탈출 후 놀이공원을 빠져나오는 사이에 준비했던 폭죽이 터지고, "견우"가 상상했던 로맨틱함과는 아주 거리가 먼 장면이 연출된다.
"견우"는 이후 거듭되는 데이트 후 "그녀"를 집에 바래다주면서, "그녀"의 부모님이 본인을 탐탁하지 않게 생각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헤어지는 두 사람.
"견우"는 "그녀"를 가슴 한편에 잊은 채, 새로운 사랑을 만나기 위해 소개팅에 나간다. "견우"는 화장실에 깄다가 소개팅의 상대방이 남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우연히 걸려온 "그녀"의 전화를 받고 "그녀"를 만나러 간다. 재회한 두 사람. "그녀" 또한 소개팅에 나갔다. "견우"는 "그녀"가 자리를 잠시 비운 사이에 "그녀"의 소개팅 남자에게 그녀와 관련해서 주의해야 할 사실 10가지를 가르쳐주고 떠난다. 그 사이 돌아온 "그녀"는 이 10가지 사실을 설명받고, 견우의 사랑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알고 보니 "그녀"는 전 남자친구와 사별을 했던 큰 상처를 가진 인물이었다. 그래서였을까 아니면 원래 성격인 것일까. 이로써 그녀의 엽기적인 행동들의 원인이 헷갈리면서도 이해되게 만든다. 만날 사람은 어떻게 해서든 만나는 것이다. 몇 년 뒤 각자의 갈길을 가던 "그녀"와 "견우"는 소개팅에서 서로를 소개받게 되고, 해피엔딩을 암시하는 장면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추천대상
2000년대 초반의 한국의 전설적인 로맨스 코미디 영화를 찾던 분들께 이 영화를 추천드립니다.
이 영화는 지금의 웹소설인 당시의 인터넷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입니다. 21세기 초반 특유의 감성을 느낄 수 있고, 그 시절만의 분위기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까지도 회자되는 유명한 작품으로 한 번쯤은 감상하기에 충분히 가치가 있는 영화입니다.